블로그 독자 여러분께,
여러분 안녕하세요. ‘캔터베리 순례 여행길 따라가기’ 프로젝트의 총괄자인 여관집 주인, The Host라고 합니다. 일단 저의 소개부터 간단히 해 드리지요. 저는 현재 미국 모 대학에서 영국 중세 문화사 및 중세 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어니스트 포스터(Ernest Poster) 교수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얼마 전 극비리에 진행된 매사추세츠 프로젝트(The Massachusetts Project)를 통해 인류 최초의 시간 여행 기기가 개발된 바 있지요. 이 기계에는 놀랍게도 사람들로 하여금 과거, 현재, 미래 뿐 아니라 현실과 초현실의 경계까지 넘나들어 여행 할 수 있게끔 하는 어마어마한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저는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중세문학을 대표하는 학자로서, 1386년경 초서(Chaucer)가 그려낸, 캔터베리로 향하는 순례길을 직접 그 시대로 돌아가 그곳의 순례자들과 함께 걷게 되는 특권을 얻게 되었지요.
네, 그렇습니다. 제가 바로 그 많은 순례자들에게 이야기 게임을 제안하게 될 여관집 주인이 된 것이지요! 정말이지 떨리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렇게 직접 중세시대의 사람들, 특히 영문학의 아버지인 초서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성사시키기 위해 우선 3개월간 집중 중세식 몸가짐 수업 및 중세 영어 발음 수업을 들은 바 있습니다. 제 자신의 옷차림 또한 중세 시대 사람들 가운데서 튀지 않게끔 심혈을 기울여 제작하라고 의상 관계자들에게 지령을 내렸습니다.
중세 시대로 돌아간 저의 모습은 다음과 같습니다. 익숙하신가요?
A handsome man our host, handsome indeed,
And a fit master of ceremonies.
He was a big man with protruding eyes
-- You'll find no better burgess in Cheapside --
Racy in talk, well-schooled and shrewd was he;
Also a proper man in every way.
여관 주인은 잘생긴, 매우 잘생긴 남자였고
모임을 주관하기에 알맞은 사람이었다.
눈이 툭 불거진 덩치 큰 남자로
칩사이드(Cheapside)의 최고의 주민이었다.
활달한 말투에 아는 것도 많은 똑똑한 사람이었고
모든 면에 있어서 행실 바른 신사였다.
하하, 제 자신에 대해서 이런 말을 적으려니 다소 민망하군요. 아무튼 앞으로 여러분이 보시게 될 제 모습은 이렇답니다. 후대에 저런 묘사로 남을 수 있다니 기쁘군요.
자, 이제 여행을 떠날 일만 남았군요. 초서의 캔터베리 이야기는, 초서가 그리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에 대한 그의 유머러스하고 애정 어린 묘사, 등장인물들 하나하나의 개성 및 그들 각자의 계급, 성격에 어울리는 이야기들로 현대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작품이지요. 초서는 estate satire를 구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묘사하는 모든 종류의 등장인물들을 교훈적이거나 비판적인 시선을 가지고 그려내기 보다는, 일종의 거리감을 두고, 그들이 스스로의 입으로 각자의 이야기를 하게끔 만들고 있지요. 어찌 보면 매우 현대적인 감성을 가진 작품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제가 직접 캔터베리 순례자들을 만나게 되었을 때에는 그들 모두를 초서가 그랬던 것처럼 관대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될지 궁금하군요.
저는 이 블로그를 통해 제가 캔터베리 순례길에서 만난 여러 순례자들의 이야기들을 보다 생동감 있게 정리하고, 이렇게 그들로부터 갓 들은 따끈따끈한 이야기들에 대해 현대적 비평을 시도해 보려 합니다. 마지막으로 각 이야기에 제 나름의 별점평가를 매겨보겠어요. 자, 그럼 여행을 떠나 볼까요? 이 흥미로운 여행길을 저와 끝까지 함께해 주세요!
2010년 5월
The Host가 되어 너무나 기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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